창문너머 어렴풋이 옛생각이 나겠지요

출근길에 듣는 이현우의 음악앨범에서 오늘 산울림의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생각이 나겠지요'를 듣고는 잠시 옛생각에 빠졌다.

산울림은 내가 중학교때 '아니벌써'라는 노래로 선풍을 일으켰던 삼형제 그룹이었다. 한때는 히트곡 제조기로 불릴 정도의 인기를 누렸는데 산울림이라는 그룹으로의 활동은 뜸해졌고 맏형인 김창완씨만 방송계에 남아서 요즘은 탤런트로 더 알려져 있다.

어제 산울림 멤버 가운데 막내였던 김창익씨가 캐나다에서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나는 중학교때의 일이 떠올라 마치 아는 사람의 사고 소식을 전달 받은 것처럼 마음이 좋지 않았다. 오늘 노래를 들으니 더욱 그랬다.

중학교때 산울림의 광팬이었던 내 친구가 조르는 바람에 나는 산울림의 집에 갔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팬의 방문에 대해 (다른 연예인들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호의적으로 대해주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집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흑석동 근처의 평범한 한옥집이었다. 그때 집에는 둘째인 김창훈씨와 막내인 김창익씨가 있었는데 중학교 꼬마 팬들과 옆집 오빠처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작 산울림의 엄청난 팬이었던 내 친구 둘은 말문이 막혀 (부끄러워서였겠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아무 생각이 없었던 나는 재미있게 떠들다가 나왔다. 그때 만난 김창익씨는 굉장히 유쾌하고 자상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꾸밈없는 모습이 좋아서 나는 오히려 그날 이후로 산울림의 팬이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 만나보았던 사람들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물론 지금까지 김창익씨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무얼 하는지 전혀 관심없이 지내왔지만 말이다. 김창익씨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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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sun | 2008/01/31 14:56 | H#1 : 일상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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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鷄르베로스 at 2008/02/01 14:13
밸리보고 방문입니다.

서정성과 대중성(이라기보다는 사교성이겠지만요)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밴드이지만 사실 음악성과 실험성으로 더 많은 점수를 받는 밴드이죠.
달리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Commented by easysun at 2008/02/01 18:19
예. 고인의 삶을 기억해주고 명복을 빌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고인의 삶이 소중했음을 반증하는 것이겠죠.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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