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4일
기업의 정리된 생각, 비전

SMRT는 싱가포르의 운송회사이다. 1987년 설립돼 전철 (기차) 및 버스, 택시등 다양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운송 회사들은 공공 비즈니스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조직이 경직되고 관료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지만, SMRT는 거대 조직임에도 '변화하고 혁신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그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사의 감동적인 비전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SMRT의 홈페이지를 보면 이 회사가 목표로 삼는 비전이 잘 나타나있다. 'Moving People, Enhancing Lives'이다. 신속함도, 정확함도, 안정성도 아니다. 그것은 기본이고 신속함과 안전함을 넘어서 사람들의 삶을 생각한다.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삶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소픽화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하루 일과의 시작을 함께 한다. 출근길이 불편하면 하루를 기분좋게 보내기 힘들 것이고, 퇴근길에 문제가 생기면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시간이 늦어진다"며 기업의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SMRT는 얼마전 전철역사에 매장을 설치해서 전철역을 오가는 사람들이 쇼핑도 즐기고 식사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Enhancing Lives"라는 기업의 비전에서 나온 신규 사업이었다.
SMRT와 비교할 수 있는 우리의 지하철공사 홈페이지에서 비전과 미션은 과연 무엇인지 보았다. 서울메트로의 비전은 다소 정량적이었다. '2006년 흑자달성, 2010년 고객만족도 1위'. 미션은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서울 메트로'이다. '미래가치를 창조하는'이라는 의미는 훌륭하다. 그러나 독특하지 않다. 아마 서울메트로가 추구하는 미션에서 회사 이름만 가려 놓으면 어느 회사의 미션인지 아무도 추측해내지 못할 것이다.
대체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비전은 정량적 (반드시 매출 목표가 들어가지 않더라도, '최고', '1위' 등의 표현이 많다)이며 최상급을 많이 사용한다. 이를테면 최고, 초일류등의 단어들이다. LG 그룹의 비전은 '일등LG', 국민은행은 '대한민국 대표 은행', 우리은행은 '우리나라 1등 은행'이다. 신세계는 '세계 초일류 유통기업'이며 아시아나의 비전은 '세계 최고의 항공사'이다.
기업의 비전은 구성원들의 공동체 개념인 기업이 갖는 가치관이며 이념과 미래상을 모두 포괄한 개념이다. 비전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기업에 속한 모든 직원들이 한방향을 바라보게 만드는 '정리된 생각'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전철로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것뿐아니라 전철에 탄 고객들의 삶을 향상시킨다는 가치를 마음에 가진 직원들이 고객을 대하는 자세는 다를 것이다. 물론, 1등과 최고도 좋은 가치이다. 하지만 좀더 창조적인 비전을 가질 수 있다면 훨씬 다양한 성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 IGMP 6기 강의 중에서
# by | 2006/11/14 22:08 | H#5 : 경영 화두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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